`06. 11. 02 주산진 소경
지금 주산지는 人山人海
주산지가 뭐기에 밤마다 수백명이 만추 싸늘한 밤이슬을 맞으며 산중 못가에서 날밤을 새우며 새벽을 기다릴까?
지금 주산지는 팔도 사진 마니아들의 셔터소리로 하루가 열린다. 흡사 유명 연예인의 공연을 기다리는 것 같다.
별이 빛나는 별바위 골 주산지 숲속에는 여명에 펼쳐질 주산지의 공연에 가슴 슬레이며 까만 가을밤을 수 놓는다.
주산지의 만추 공연을 담으려는 전국의 사진마니아들로 지금 주산지는 人山人海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주말에 잘못 갔다가는 낭패를 당하기 일쑤다. 주차 공간도 마땅찮고 카메라를 들어 밀 공간도 없다.
특히 10월 20일~11월 첫 주말까지는 차천지, 사람천지, 디카 천지이다.
주말은 초저녘부터 주산지 주차장은 만원사례를 이룬다.
지난 29일(일) 새벽엔 주산지 2km 지점인 이전리 삼거리 도로변까지 차들로 꽉 들어차 주산지의 유명세를 실감케 하였다.
사진마니아라면 누구나 한번은 꼭 가보고 싶은 동경의 촬영지로 더 나아가 국민촬영지로 뜬 것은 디카의 보편화와 인터넷 정보가 일궈 낸 산물이다.
물안개 솔솔 피어오르는 면경같은 호수면에 수백년 묵은 버드나무 그림자 드리우고 별바위 붉은 단풍 물가에 반영되어 아름다운 그림을 그릴때 셔터를 눌러대는 마니아들은 그야말로 무아지경에 몰입한다.
바로 이맛에 서산에서,목포에서,제주에서,서울에서 날밤을 새우며 주산지로 주산지로 몰려 드는것이다.
사진마니아의 마음을 현혹시키는 야릇한 힘을 갖고있는 주산지의 마력(魔力)은 대체 어디에서 나올까!
한마디로 만추 주산지 한번 못가 본 사진마나아는 팔불출로 여기며 죽어도 좋아 심정으로 주산지로 달려 오는 것이다.
주산지의 마력(魔力)은 물안개, 단풍, 반영이 어우러지는 늦가을이 제일이지만, 봄.여름.겨울도 좋다.
주산지는 국립공원주왕산 별바위골에 위치한 옛날같으면 깡촌중의 깡촌이다.그런 곳이 영화의 배경지로,인터넷 이미지로 빵빵 뜨면서 디카가 만들어 낸 유명 촬영지라고 할 수 있다.
주산지는 주왕산 산중의 조그마한(6 천여평)농업용 저수지에 불과하다.
조선 숙종 46년에 착공하여 그 이듬해인 10월 경종원년에 준공한 인공 못이다.못둑에 오르면 한눈에 들어오는 작은 못 오른쪽 물가에 아름드리 버드나무 고목들 30여 그루가 물속에서 제 그림자를 지키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사진마니아가 아닌 일반 관광객들은 주산지를 찾았다가 자기 마을 못만도 못하다는 느낌을 토하기도하는 곳이다.
한낮에 주산지를 보면 일반 마을 못과 별다르지 않다.
주산지는 사계중 늦가을이, 하루중 새벽녘, 못가 단풍이 붉게 물들고 물안개가 피어 올라야 비경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미인은 꾸미지 않아도 예쁘듯이 주산지의 봄,여름,겨울 풍경도 사진빨을 잘 받는다.
고목에서 돋아나는 파란 새순이 물가에 드리우고 봄비가 내리는 봄날의 주산지도 낭만적이고, 저수지 전체가 온통 녹색의 물감을 풀어놓은 듯 한 여름날의 주산지도 아름답다.
그리고 만추의 주산지는 한폭의 산수화를 그린다. 늦가을 주왕산 자락은 만산홍엽이 민경같은 수면에 그림을 그리고 물안개 아스라이 피어오르는 동틀녘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겨울 주산지도 좋다. 꽁꽁 얼아붙은 주산지 왕버드나무 가지에 백설이 소복소복 내리는 풍경도 낭만적이다.
영남일보사외편집위원 정해유선생글 인용